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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사분란한 보수. 법원을 에워싸나.

2010. 1. 20. 14:14 | Posted by 곰아재
다들 머리 좋아.

얼마전부터 법원을 빨갱이라고 까더니, 법원의 PD 수첩 판결의 근거를 "정치적 결과물"로 만들어 버렸네. 덕분에 언론자유나 기본권에 대한 성숙한 논의는 쏙 들어가고, 빨갱이와 좌빨 같은 단어들만 오고가는 쓰레기 장이 되어 버렸잖아. PD 수첩을 담당하는 검사마저 중간에 하차할만큼, 이번 수사에는 무리한 부분이 존재하는데, 그런 검찰 수사의 문제점에 대한 논의는 저절로 땅 속으로 사라져 버렸어. 그저 검찰은 보수, 법원은 진보.. 정도로 포지션 되어, 이념대결(이념대결이라는 말 자체가 우스운 수준이지만) 구도가 성립되었고, 덕분에 옳고 그름은 안드로메다로 가버리고, 그저 우리편 내편이 되는 형국이 되었어.

정말. 머리 좋아. 무리하고 무식한 수사에 대한 비난은 이제 씨도 안 먹히게 생겼네. 보수언론들이 이번 일 관련해서 기사 뽑아내는 것 봐. 전부 "검찰과 법원의 갈등" 운운하는 것들 뿐. 본질인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잖아.


보수라고 하는 사람들은 정말 일사분란해.

작전명령이 떨어지자, 다들 법원을 에워싸고 파상공세네. 언론은 두 말할 것도 없고, 여당, 시민단체, 파고다 거주 할아버지들까지 일어서서 한마디씩 하는 추세야. 어떤 분들은 판사 집 앞에까지 가서 시위를 벌였다던데.. 참.. 아까 연합뉴스에서는 PD수첩 판결을 내린 판사의 프로필까지 자세히 보도하더라.. 여당은 특위를 만들어 사법계혁을 한다던데.. ( 흐흐.. 난 언제나 여당에서 개혁이야기를 하면 웃음이 나와.. 개혁 1순위가 개혁을 떠드는 꼴이라니.. 도둑들이 사법개혁을 논하다니.. ㅎㅎ )

책에서 그러더군. 사법부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라고.

70-80년대 시절. 사법부가 무너졌기에 우리의 민주주의가 무너졌던 것이라고.
당연한 말이지. 자유와 민주의 가치가 실질적으로 보호될 수 있는 유일하고, 강력한 저항선이 사법부인 거지. (법원에서조차 유죄라고 해 버리면, 어디가서 따지겠어? 자본이 지배하고 있는 언론? 설마 경찰? 국회?)  사법부에서조차 민주주의가 무너지면, 민주주의는 대항할 수 있는 힘을 잃게 되. 결국 구호와 깃발만이 남고. 민주주의에 기대선 사람들은 무너지는 민주주의에 깔려 상처입게 되겠지.

사법부만 상처입게 될 거야.

검찰과 법원을 이념의 스펙트럼으로 분류시켜 놓으면, 법원 뿐만 아니라 검찰도 결국 상처를 입게 될거야. 검찰의 정당성을 법이 아닌, 정치 (또는 권력)에서 찾는다는 선입관이 생기면, 결국 검찰의 독립성은 자유를 보장받을 수 없거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에서 저렇게까지 이념의 깃발을 꼿으려 하는 것은, 그만큼 조급해서이지 않을까?. 얻은 것은 하나도 없고, 인식만 나빠지게 될 앞으로의 상황을 걱정해서이지 않을까..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

우리에게는 딱 이 정도가 적당한 수준이 아닐까.. 박정희나 전두환. 혹은 이명박 대통령 정도가 우리에게 딱 맞는 수준이 아닐까. 지지율도 다들 적당했고, 지금도 적당하잖아? 조금은 슬픈 이야기지만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