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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를 위한 캠코더 구매 가이드

곰아재 2007. 7. 9. 08:37

며칠을 헤매다 드디어 디지털 캠코더를 구매했다. 나름대로 긴 고민이었고, 빡센 계산이었다. 며칠 앓던 변비를 해결한 것 같아, 속이 다 시원하다. 아기 비디오를 찍어 주기 위해 간단한 것을 사려 했으나, 이리 저리 알아보며 그 복잡한 제품 정보들 속에서 고생해야 했다. 디지털 캠코더를 구매하실 계획이 있는 분들을 위해, 며칠간 내가 공부하고, 정리했던 내용들을 풀어 본다. 초보자 분들이 디지털 캠코더를 구매하려고 뒤지다 보면 인터넷에 적혀 있는 그 방대한 정보에 놀라실 것이다. 제품들 종류는 어찌나 많고, 어렵고 헤깔리는 개념들은 왜 이리 많은지. 당췌 어떤 제품이 좋은지 알 수 있어야 말이지.


1. 하드 드라이브(HDD) vs 테이프 (Tape)

소니의 하드드라이브 타입 SR7 170만원선..
초보자라 할지라도 예산이 된다면,
기왕구입하는 거 쓸만한 제품으로 구입한다는 마음으로
 고려해 볼 만하다.



예전에는 거의 대부분의 캠코더가 테이프 타입이지만, 지금은 하드 드라이브 타입이 대세다. 새로 발표되는 제품들의 대부분이 하드 드라이브 타입이고, 테이프 타입은 조금씩 그 힘을 잃어 가는 추세다. 그런 이유로, 이 둘 중에 어떤 제품을 선택하겠냐고 물으면 “당연히 하드 드라이브 타입!” 이라고 외칠 분들이 많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그런데 이 바닥 (캠코더 관련 바닥) 분위기가 묘해서, 동호회 등의 한다하는 실력가들은 전부 HDD 타입을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그분들은 “당연히 테이프 타입”을 외친다. 보다 편집하기 편하고, 보관하기 편하다는 이유에서다.

편집이 편하다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mpeg2 혹은 mpeg4 형식으로 이미 한번 압축되어 저장되는 하드드라이브 타입과는 달리, 테이프 타입은 별다른 압축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때문에 컴퓨터에서 한 번 더 읽어, 편집해야 하는 과정에서 테이프 타입이 속도 면에서 훨씬 앞선다. 실제 편집을 하는 분들의 이야기에 다르면, 동일 사양의 컴퓨터에서 몇 배는 차이가 난다고 한다.

보관의 용이함을 주장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테이프 타입의 우월함을 주장하시는 분들에 따르면 하드 드라이브가 깨지거나, 혹은 DVD가 손상되는 경우를 걱정하던데, 그렇게 생각하면 현재 컴퓨터나 인터넷 위에서 굴러다니는 모든 종류의 데이터는 안전의 사각지대에 놓인 것이 된다. 테이프에 저장하는 것이 훨씬 더 안전하다고 주장하지만, 글쎄.. 내가 보기엔, CD 등에 저장하는 것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소니의 테이프 타입 HC-7
120만원선.. 화질 정말로 훌륭했다.




그렇지만 테이프 타입은 몇 가지 장점이 더 있다고 한다. 어디 외부에서 비디오를 찍다가 용량이 다 차버리게 되면 하드 드라이브 타입은 이전 동영상을 지워야 하지만, 테이프 타입은 어떻게든 구입할 곳이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하드 드라이브 타입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면, 긴박한 순간에 대체할 저장매체가 있다는 것은 그다지 큰 장점으로 보이지 않는다. 하드 드라이브 타입도 정 급하면 PC방에 가서 저장할 수도 있는 것이니까. 그렇지만 저렴하다는 것은 엄청나게 큰 메리트이다. 같은 가격에 화질 좋은 제품을 구입할 수 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드 드라이브 타입을 추천할 수 밖에 없는 것은 “편하다.”라는 이유에서다. 초보자들이 영화 찍을 것도 아니고, 한번 들면 한 시간 연속해서 찍을 것도 아니고, 그냥 생각나면 들이대는 것일 테고, 눈에 띄면 전원을 켜는 것일 텐데, 아무래도 썸네일이 지원되고, 삭제와 추가가 용이한 하드드라이브 타입이 더 손쉬울 수밖에 없다. 게다가 컴퓨터로 옮겨 볼 때에도, 인코딩 과정을 거쳐야 하는 테이프 타입보다는, 옮기자마자 바로 볼 수 있는 하드 드라이브 타입이 훨씬 메리트 있다.


2. SD vs HD

SD와 HD 사이에 큰 화질 차이가 있겠어? 라고 생각했었지만, 직접 보고 난 뒤로는 “정말 큰 차이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쉽게 설명하면 비디오 화질과 dvd 화질 정도의 차이가 될 것이다. HD 화질로 찍은 영상을 보면, SD 영상이 갑갑해진다. 처음 비디오를 사려고 마음먹었을 때는 “영상만 나오면 되지.”라는 생각이었지만, HD와 SD를 비교해가며 동영상을 보게 되자 그런 생각이 싹 달아나 버렸다. 아니. 정도껏 차이가 나야 말이지. -.-; 돈도 없는데, 정말 눈만 버려 버렸다.


HD 화질로 찍은 동영상 보기

JVC의 hd 화질의 HD7KR .. 150만원대..
소니의 HC7과 비교 대상이다. 개인적으로 화질은 이쪽이 더 낫지 않나라는 생각이.
가격도 이쪽이 더 싼데...  




그렇지만 며칠 동안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SD 타입으로 결정을 했다. 화질은 HD가 월등히 뛰어 나지만, 이 화질을 볼만한 커다란 텔레비전에 없고 (나중에 HD가 지원되는 텔레비전을 사게 될 때를 생각해서, HD 캠코더를 구입할까 생각도 했지만, HD 텔레비전을 사기 위해서는 먼저, HD 텔레비전이 들어갈 만한 거실이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그 만한 거실이 있는 집을 사야했다. -.-;) 게다가, HD 화질의 동영상을 편집하기 위해서는 높은 사양의 컴퓨터가 필요하다.


3. 소니 vs JVC

국내 시장을 양분하는 이 두 개의 메이저 업체는 뛰어난 제품 성능으로, 고수들의 추천 리스트에 언제나 앞자리에 놓인다. 화질(스펙)에 있어서는 우월을 가리기가 어렵고, 결국 가격과 기타 제반 사항을 기준으로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두 회사 모두 장점과 단점을 두루 갖추고 있다.

소니의 중가형 캠코더 SR62.. HDD 타입
50만원 대로 비교적 저렴하지만,개인적으로 쓰기엔 아무 문제 없다.
스타일도 뛰어나고.. (간지가 줄줄~ )



먼저 소니 .. 스타일 좋고, 기능이 뛰어나다. AS도 훌륭하고, 지원 프로그램도 빵빵하다. 적외선 촬영이 되어 밤에도 찍을 수 있고, 기타 옵션도 군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좋다. 단점이라면 가격이 상대적으로 JVC보다 높으며, 결정적으로 타 메모리 장치와의 확장성이 용이하지 않다. 예전에 소니의 707을 구입하려다 마지막에 포기하게 된 이유와 동일하게, 현재도 자기네가 만든 메모리스틱만을 저장장치로 사용한다. 하드 드라이브 타입에 메모리 장치가 무슨 소용이냐고 하겠지만, 나 같이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있어 다른 기기와의 메모리 장치 비호환은 치명적이다. 널린 SD 메모리만 몇 개인데, 그걸 못쓰다니. -.-;

JVC의 가장 큰 장점은 먼저 가격. 동일한 성능의 제품이라도 소니보다 저렴하다. 앞서도 말했지만 화질은 두 회사 모두 훌륭하기에 특별히 비교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비싼만큼 화질이 좋아진다.) 화질이 비슷하다면, 가격은 무척이나 중요한 구매의 키포인트가 된다. 여기에 더해 보편적인 메모리 장치를 사용한다는 것 역시 메리트다. 그렇지만 세계 최악이라고 소문난 JVC의 서비스가 마음에 걸린다. (한국에 부품이 없어서, 몇 주간 AS가 안되는 제품도 있다는 글도 읽을 수 있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선택은 JVC가 되었다. 오래전부터 디지털 기기를 고를라치면 언제나 비교대상에 소니가 등장해 고민에 빠트렸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소니를 선택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워크맨은 아이와였고, 해드폰은 필립스였다. CDP는 삼성이었고, 텔레비전은 LG였고, 게임기는 플레이스테이션도 PSP도 아닌 XBOX와 닌텐도였다. 디지털 카메라 역시 오랜 고민 끝에 캐논을 선택했다. 소니가 상대적으로 비쌌기 때문에, 저렴한 인생을 살아가는 내 인생에 있어 그다지 흥미를 끌지 못한 것도 있지만, 뭐랄까. 소니를 바라보면, 그들만의 오기가 느껴진달까, 자만심이 느껴진달까. 그런 알 수 없는 거부감에 소니를 피하게 되었다. 이번에 캠코더를 선택할 때는 가격적인 부분이 많이 작용했다고 생각하지만, 소니에 대한 알 수 없는 반감이 완전히 배재되었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그러게 왜, 메모리 스틱만을 쓰냐고? 거부감 느끼게.)


4. 산요는?

산요의 VPC-HD2 역시 마지막까지 나를 혼란스럽게 만든 제품이었다. SD와 HD, 6mm 비디오 테잎과 하드 드라이브 타입을 오가며 수많은 제품들 속에서 고민할 때도, 언제나 해당리스트 한 쪽에 주눅들지 않고 자리잡고 있던 제품이, 산요의 디지털카메라 (공식적인 분류는 캠코더가 아니다. 카메라다.) VPC-HD2였다.

산요의 vpc-hd2


지난 3월에 새로나온 산요의 vpc-hd2 50만원 대..
치명적 약점으로 지목되던, 야간촬영이 많이  개선되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해외 사이트에 돌아다니는 야간촬영 동영상을 구해서 본 순간,
아직.. 카메라는 카메라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야간촬영에서는 초저가 캠코더보다 못한 화질을 보여준다.



일본의 한 사이트에서 찾은, 샘플 동영상..
용량 제한 때문에 내가 조금 손을 댔지만, 화질 저하는 크게 없다.



산요는 사실 인연이 깊다. 2001년 학생 신분에 거액을 들여 장만했던 최초의 카메라가 산요의 MZ1이었다. 이후 캐논의 300D, 30D를 거쳐 가며, 카메라로서 MZ1을 사용하게 되는 일은 드물게 되었지만, 그래도 동영상 쪽에서는 언제나 MZ를 사용해 왔다. 2001년에 나온 카메라라고는 믿을 수 없는 놀라운 동영상 성능은 지금 봐도 감탄스럽다. 디지털 기기에 호기심이 많은 내가, 그동안 디지털 캠코더의 구입을 미루었던 것은 2001년에 구입했던 산요의 MZ1가 디지털 캠코더로서의 역활을 해 주었기 때문이었다. ( 아 카메라는 수동 카메라 기능에도 충실해서, 어지간한 수동 조작이 가능하다. 초보자가 사진 공부하기 위해 구입하려는 카메라로서는 지금도 괜찮다고 본다. 다만, 사진은 거지 같이 나온다. -.-)




2001년도에 구입한 산요 MZ1의 비디오캠코더 기능..
지금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산요의 카메라를 캠코더 구매의 고려대상에 넣은 이유는 이때 받은 충격때문이다.
이 동영상은 작년 가을에 촬영한 아들 화면..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당연히 산요의 디지털 카메라 구입을 염두에 두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특히나 몇 달 전에 발매된 산요의 HD2는 그 동영상 성능이 더 좋아져서 화질도 HD급이고, 산요의 치명적인 약점으로 지적되던 야간촬영도 발전했다고 하니, 구미가 당길 만 했다. 그렇지만 전 세계에 흩어져 있던 HD2의 동영상을 주워 모아 확인해 보니,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HD2로 찍은 화면은 정말 대단한 영상이었다. 이게 과연 카메라인가 싶을 정도였다. 그렇지만 부족했다. HD급이라고는 하지만, 크기만 커진 것이고, 화질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 밝은 곳에서는 그래도 봐줄만 했지만, 어두운 곳에서는 진정 최악이었다. 오롯이 동영상 기능만 보고 구입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카메라와 캠코더 두 개 모두가 필요한 분들에게는, 카메라 같기도 하고, 캠코더 같기도 한, 산요가 최선의 선택이겠지만, 카메라가 있는 상태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5. 일본 내수 제품 vs 한국 정식 수입품

예전 디지털 카메라를 고를 때에도 비슷한 고민을 했다가, 결국 정식 수입품으로 갔었다. 아무래도 AS가 마음에 걸려서였다. 그런데 정식 수입품을 사용해 보니, AS에 그다지 큰 매리트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물론 카메라 내부 청소를 무료로 해 주고, 핀도 무료로 맞추어주는 등 좋은 점이 많지만, 그게 일본 내수제품보다 20% 이상 더 비싼 가격을 보상해 주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디지털 카메라의 경우에는 그래서 내수 제품을 알아 보려고 했다. 그런데 더 확인해 보니, 일본 내수 제품의 경우 화면 언어가 일본어 밖에 지원되지 않는 것이지 않는가? 아무리 한글 매뉴얼을 구할 수 있다고 해도, 일본어 지원은 지나쳤다. 볼 것도 없이. 정식 수입품을 선택해야 했다.


6. 최종 구매

JVC의 255KR 모델번호 뒤에 붙은 KR은 한국 정식 수입품임을 뜻한다.


나는 JVC의 255KR을 구매했다. 기본 패키지를 60만원대 후반에서 구입했고, 배터리 용량이 작어 (1시간 20분 남짓 촬영 가능) 에누리에서 검색해 중용량 배터리 (3시간 짜리)를 추가로 7만원 대에 구입했다. 그리고 렌즈 뚜껑이 자동으로 닫히지 않아, 렌즈 손상의 우려가 있는 탓에 UV 필터를 옥션에서 4,000원에 따로 구입해 달았다. 가방과 핸드 스크랩은 안에 들어 있었고, 집에서 굴러다니는 SD 카드 1기가는 여분으로 채웠다.

한 달 넘게 사용해 본 결과 대만족이다. 화질도 훌륭하고, 하드 드라이브 용량도 이정도면 충분하다. 배터리가 조금 문제이긴 하지만, 두 개를 가지고 다니며 필요할 때마다 촬영을 했더니 지난 주 3일간 거제도에 놀러가서도, 한 번의 충전 없이, 그리고 아무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한 손에 잡히는 그립감도 좋고, 디자인도 깔끔하다. 여러 가지 편의 기능도 뛰어나고, 어두운 곳에서도 화질 좋게 촬영되며, 컴퓨터로의 전송 속도 역시 빠르다. 다만, 소니처럼 어두울 때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적외선 촬영 기능이 없다는 것이 단점이며 (야간 촬영이 가능하다는 말은, 말 그대로 가능하다는 말이다. 잘 찍힌다는 말이 아니다.) 같이 제공되는 소프트웨어가 상당히 허접하며 오류가 많은 것이 불만이다.

(오죽했으면 소니의 베가스를 구해서 설치했을까.. -.-)



 

아직 인코딩 실력 (웹으로 볼 수 있도록, 용량을 줄이는 작업)이 떨어져,
화면 비율을 조절하는데 실패했다.. (그래서 화면이 좁아져 버렸다.)  
게다가 원본 파일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화질이 떨어져서 인코딩 되었다. -.-
시간을 더 두고 인코딩하면 제대로 할 수 있겠지만..
아래 부분을 읽어 보면 알겠지만, 조금 귀찮아진 상태라.. -.- 그대로 올린다.
텔레비전으로 보거나, 컴퓨터에서 보면 상당히 쓸만한 화질을 보장한다.
주인공은 아들. 장소는 지난 주 놀러갔던 거제도의 해금강 앞..



마무리가 조금 허술해진 듯 하다. 사실. 이 글은 처음에 10개의 파트로 구성해서, 가격과 기능 등에 대한 비교까지 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5번(내수 제품과 정식 수입품)까지 쓰다가 지쳐 버리는 바람에. -.-. 잠깐 쉬었더니, 글 쓰는 일에 김이 새어 버렸다. 덕분에 한 달 가까이 묵혀 있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찾아낸 글이다. 처음 글을 시작할 때는 제대로 된 초보자 가이드를 쓰고 싶었으나, 이렇게 마무리가 되어 아쉬울 따름이다. (다시 차근 차근 써 볼까도 했으나, 어떤 내용을 쓸 것인지에 대한 세부 내용을 다 잊어 버렸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떠도는 너무나 많은 상품 종류와 더불어 엄청나게 빈약한 상품가이드 때문에, 어떤 제품을 구매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던 초보자 분들에게는 간단하게나마, 기준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참고할 만한 사이트
- dvuser ( www.dvuser.co.kr )  
- 캠유저 (
www.camuser.co.kr )
- dcinside (
www.dcinsid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