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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가지 동물로 본 술버릇과 연애지수

곰아재 2007. 5. 11. 14:33



     쥐
술이 들어가면 눈이 빨개지고, 알 수 없는 소리로 웅얼웅얼 거리는 타입. 상대의 말을 귀담아 듣고, 여기에 더해 기분까지 좋게 만들어주는 경우가 많아 술자리를 같이 하기에는 부담이 없다. 단, 술을 많이 먹으면, 쥐 죽은 듯이 조용해지는 것이 흠.
연애지수 ★★★★☆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별4개. 밤 말은 쥐가 잘 듣는다.
 
   소
두주불사형. 진득하니 앉아, 밤새워 술을 먹는 타입. 그렇지만 누군가와 그렇게 마실 수 있다는 것은 상대를 그만큼 편안하게 해 준다는 소리. 넓은 귀로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큰 눈으로 상대를 배려해주는데, 같이 밤 새워 술 한 잔 못할 소냐. 버릴 것 하나 없는 소의 듬직함만큼, 좋은 술친구로, 술을 즐기는 연인으로 손색이 없다.
연애지수 ★★★★★   설명이 필요 없다. 별이 다섯 개!.
 
   호랑이
원샷!을 외쳐대는 원샷 원킬의 타고난 킬러. '같이 죽자!'가 아닌, '죽여 버린다.' 라는 맹수의 사나운 발톱이 무섭다. 남자들 사이라면, 여자들 사이라면, 훌륭한 리더의 한 모습이겠지만, 연인 사이에서라면.. 글쎄. 의리가 더 중요하다고, 애인 남기고 친구들과 술 먹으러 가는 타입이랄까?

 
연애지수 ★★☆☆☆   친구로서는 좋지만, 연인으로는 피곤하다.


    
   토끼
술 먹으면 눈이 빨개지는 것은 쥐와 같지만, 훨씬 더 유순하다. 단순히 얼굴 빨개지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주정이 없는, 한결같은 타입. 착하고, 포근한 술자리를 만들어주기에 연인으로서 최고의 타입이다. 게다가 귀엽고, 깜찍하기까지 하다. 술에 취하면, 가끔씩 깡충깡충 뛰어 다니기도 한다. 흠이라면 침대에서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것.
연애지수 ★★★★★   착하고, 포근하며, 귀엽기까지 하다.

  
 
   용
하늘로 승천하는 용. 술자리의 시작과 끝을 주관하며, 자리선정에서 돈 계산까지 확실하게 끝내고 사라지는 타입. 자신이 하늘로 올라가야 하는 때를 알기에, 누구도 그(녀)가 술에 취한 모습을 보지 못하며, 누구도 그와 마지막까지 대적하지 않는다. 가끔은 지나친 카리스마가 부담되지만, 그래도 인간으로서는 훌륭하잖아?
 
연애지수 ★★★☆☆   도를 완성한 자. 이런 사람과의 연애는 내가 너무 못나 보인다.

  
 
   뱀
용이 되고자 용을 쓰는 타입. 그러나 뱀은 결국 뱀이다. 잘난 척은 혼자서 다 하지만, 술 먹은 흔적을 뱀 꼬리 마냥 남기며, 가끔은 뱀이 허물을 벗듯, 술에 취해 옷을 벗기도 해 주위를 난감하게 한다. 취중에, 상대의 가슴을 찌르는 "독사의 혀"같은 말을 내 뱉기도 한다. 연인으로서 피해야 할 제 2순위.
연애지수 ★☆☆☆☆   유일한 장점은 뱀술의 힘을 빌린, 강력한 정력.

    
   말
술만 먹으면 괜히 뛴다. 전봇대에 아무 이유 없이 기어오르기도 하고, 가끔씩 소리를 지르기도 하는 야생마 같은 타입. 다행히 주위 사람을 해치지는 않지만, 어디로 튀지 몰라 걱정스럽다. 연인에게 길들여지면 유순해지는데, 그 과정이 쉽지 않다. 가끔 뒷발로 찬다.
연애지수 ★★★☆☆   사육하는 맛(?)이 있다.

  

 
   양
순딩이가 된다는 점에서, 토끼와 같은 과. 그렇지만 토끼처럼 깡충깡충 뛰어다니지는 않는다. 지나치게 존재감이 없다는 점이 흠이지만, 그래도 언제나 상대를 따뜻하게 감싸는 양털 같은 푸근한 마음이 있다. 잠 잘 때 양의 숫자를 세듯, 술 마실 때 상대를 졸리게 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연애지수 ★★★★☆   심심하지만 않아도, 별 5개일텐데.

    
   원숭이
술만 마시면 시끄러워지는 인간. 여기 저기 부산하게 움직이며, 사람들에게 술을 권한다. 혼자 흥이 나서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는데, 그 꼴이 재밌기도 하고, 짜증나기도 한다. 어느 술자리에나 한 명 정도는 있는 편이고, 또 있어야 그 자리가 즐겁다. 다른 동물들 보다 훨씬 더 인간적이라는 점에서, 연인의 술버릇으로는 괜찮은 편.
연애지수 ★★★☆☆   다수의 단점과 장점이 혼합된 동물. 가장 인간적이라 좋지만, 그래서 싫은 별 3개.

    
   닭
술 먹는데 바쁜 타입. 가끔씩 고개를 들어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내지만, 대부분 고개를 숙이며 먹는 일에 치중한다. 남들은 "술자리 분위기"를 즐기는데, 사람들 많은 곳에서 홀로 "술"을 즐기는 타입이랄까. 좋은 점은, 아무리 술을 많이 먹어도 아침에 제일 먼저 일어나 "꼬끼오" 한 번 하고, 하루를 활기차게 시작한다는 점. 단점이라면 주위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하는 닭 머리.
연애지수 ★☆☆☆☆   도무지 인간과의 대화가 가능할 것 같지 않은 두뇌가 가장 큰 마이너스 포인트.

    
   개
설명이 필요 없는 술자리의 진상. 음주가무계의 쓰레기. 현실에서의 개는 사람과 좋은 친구 혹은 가족이 되지만, 술자리의 개는 사람의 적, 혹은 원수가 된다. 심지어 개들끼리도 서로 '개'라고 욕하며 상대하지 않으려 한다. 사람을 물며, 술자리를 개판으로 만든다. 연인으로서 어떠냐고? 상종하지 마라.
연애지수 ☆☆☆☆☆   이 놈의 강아지는, 심지어 범도 무서워하지 않는다. 

    
   돼지
지나치게 세우는 안주발과 술에 취하면 아무 곳에서나 잠들어 버리는 취향이 아쉽지만, 그래도 악의는 없다. 그(녀)가 술 마신 자리는 돼지우리처럼 더럽고, 입과 몸에서 냄새를 풍기지도 하지만 이 역시, 일부러 그러는 것은 아니다. 술을 먹으면 말도 참 많아지지만, 이 또한 본래 유전자가 그런 것이다. 여러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다른 이에게 피해는 안 주잖아?
연애지수 ★★☆☆☆   친구들의 술자리에 돼지 타입의 애인을 데리고 가기란, 죽기 보다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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