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

남북정상회담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곰아재 2007. 8. 8. 11:00

북쪽의 뽀글이 아저씨와 노무현 대통령이 드디어 만난다고 한다. 선거가 임박한 상황이라, 정치로 밥 먹고 사시는 분들과, 정치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분들 중에는 이번 만남에 대해 계산기 두드려 가며 반대하실 분도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한반도라는 작은 땅덩이에 옹기종기 모여 살면서도, 늘상 아옹다옹 사우고 있는 상황을 생각한다면, 두 정상의 만남은 쌍수를 들어 환영해도 부족함이 없다. 이게, 못 만나서 문제인 것이지, 만나서 문제인 것은 아니잖아?



남북한 정상이 만난다는 것은 늘 입에 “경제”를 달고 다니는 분들의 입장에서 봐도 나쁠 것이 하나 없는 장사다. 경제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한반도 전망을 시원하게 뚫어 버리는 효과도 있을뿐더러, 남북경협을 통한 다양한 경제적 부수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당장, 오늘 증시만 봐도 남북정상회담 소식에 맞물려 상승하는 분위기다.

남북정상 회담은 “안보”를 목숨처럼 여기는 일부 보수 단체 여러분들에게도 당연히 희소식이 될 것이다. 남북정상이 모여 평화체제에 대해 심도 깊은 이야기가 오고가면 갈수록, 당연히 한반도의 평화는 보다 더 일찍 찾아오게 될 테니 말이다. 일부 보수 단체에서는 신성시해서 그쪽 방향으로 오줌도 누지 않는다는 백악관 쪽에서도, 오래전부터 "강력 지지“ 입장을 밝혀왔던 문제다. 혹시라도 반대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이건 미국의 뜻을 거슬리는 반미라는 것을 알아 두셨으면 좋겠다.

예상했던대로, 한나라당에서는 반대란다. (이런 반미주의자들!) 대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남북정상회담은 선거에 이용해 먹으려는 술책이란다. 그래봐야 국민적 반감을 살 것이 뻔하기 때문에, 오히려 여권 쪽에서 손해 볼 것이라고 으름장이다. 이건 언젠가 동아일보 칼럼에서 본 내용과 거의 비슷한 비용이다. 그 동아일보 칼럼에서는 “오히려 역풍을 맞게 될 것이다.”라고 예고했던가.. 그런데 하나 궁금한 것. 국민적 반감을 사서, 여권에서 손해를 볼 일인데, 왜 한나라당이나 보수 쪽에서는 반대를 하는 거지? 언제부터 그렇게 노무현 대통령의 인기관리에까지 신경을 쓰셨나?

두 사람이 만나면 당연히 밥만 먹고 오는 것은 아니다. 두 분 모두 패션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라, 뽀글이 파머 이야기와 보톡스 수술 이야기가 안 나오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두 나라의 정상에 있는 분들이다. 할 이야기 많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요즘 한창 이야기가 무르익는 평화체제에 대해 쇼부를 봤으면 하는 바램이 있고, 남북 철도가 시원하게 활용되어서 저 멀리 유럽까지 철마가 달릴 수 있게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여기에 더해, 남북 정상회담이 더 이상 정략적으로 공격받지 않도록 정례화하는 방안에 대해 이야기했으면 하는 기대도 있다. 물론, 더 나아가 6자 정상회담 같은 것을 열 수 있도록 그 시금석을 닦을 수 있었으면 더 할 나위 없겠지..

정략으로, 정치공학으로 계산되어질 수 없는 “대의와 명분”이라는 것이 있게 마련이다. 이런 것도 없이 정치를 한다면, 그건 정말 모리배와 다를 바 없는 정치인이며, 이런 것도 없이 한 정치 단체를 지지한다면 그 정치사고의 수준을 의심해 봐야 할 것이다. 생각해 봐라. 선거가 있다고, 정략적으로 오해를 살 수 있다고, 대의와 명분을 포기한다는 일이 말이 되는가? 남북화해 나아가, 통일이라는 주제는 우리에게 남겨진 화두와 같은 것이며(물론, 하도 정략과 정치공학으로 담금질되어 이제 빛이 완전 바래졌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와 같은 것이다. 두 정상이 만나, 부디 미래를 위한 공존의 시초를 잘 엮어내시길 바란다.


* 3시 50분에 추가 : 잠깐 뉴스 게시판을 둘러보니, 미국, 일본, 중국, 한국의 재개, 여당, 야당 (일부 제외), 종교계, 북한에 이르기까지.. 전세계적으로 찬성하고, 지지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그런데.. 딱 한군데!. 전세계적으로 딱 한군데만 반대한단다.. 모두가 Yes 할때, 혼자 No할 줄 아는.. 이 분들의 참신함은 가끔씩.. 놀라울 정도다.. (하긴, 예전 김대중 대통령 노벨상 받으러 갈때, 반대하러 여행단을 꾸몄던 사람들이니..)